종이 대신 물

일전에 자카르타에서 학술세미나에 오신 한국의 교수님들이 계신 자리에 우연히 합석하게 된 일이 있었다.
그 중 한분이 무슬림들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물로 닦는 것이 비 위생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그때 자세한 답을 못 드렸었다.
전에 한번 이와 비슷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지만, 한번 블로그를 갈아 엎는 바람에 그글이 없어져 보충해 다시 올려 볼까 한다.

우선 우리가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쓰는 것과 달리 무슬림이 물을 쓰는 것은 용변을 닦는다는 단순한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의례에 기반한다.

무슬림은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때 기도전에는 꼭 몸를 정갈히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보통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닦는다.
만일 여행 중이라 물로 닦을 수 없을 때는 고운 모래를 이용해 닦는다 (과거에는 캐러반이 사막을 가로 질러 다녔으니까...)
또 모든 이슬람의 사원에는 기도하는 장소이외에 우물이나 수도를 갖춘 세면장이 있다. 물론 남녀의 세면장은 각기 다른 칸을 사용한다.
신께 기도를 드리는 행위는 경건해야 하므로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이슬람의 사원에는 세면장이 꼭 있기 마련이고 이슬람의 국가에는 쇼핑몰이나 큰 빌딩에는 의무적으로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때에도 보통은 화장실의 옆에 만들거나, 작은 수도꼭지라고 하나 달아 놓기 마련이다.

그럼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사용치 않는 것과 기도를 위한 준비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무슬림은 늘 기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사는데, 용변을 보고 났으니 몸을 청결히 하고 다음의 기도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용변을 보고 나서 물로 닦는 것은 단지 오물을 닦아내는 행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종교적인 정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슬림의 습관은 생활의 곳곳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 함으로써 스스로 종교적인 도덕성을 지키는 노력이 숨어 있다.
물론 화장실에서 나와서는 그들은 보통 손을 비누로 다시 다 깨끗이 닦는다.

by Andrew | 2006/01/13 13:03 | 인도네시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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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6/01/13 13: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페로페로 at 2006/01/13 17:33
얼레? 그 교수님의 질문은 비데가 있기 전인갑죠? 물로 씻는쪽이 더 건강하고 청결하다는데. 닦을때 손을 썼기 때문인가? 음냐리...
Commented by 銀鳥-_- at 2006/01/14 23:21
페로페로님의 말씀도 단지 상술에 기반한 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기는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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