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고객

나는 왜 이글루스가 SK에 매각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까?

기업이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래서 기업가치가 커가면 그것을 매각해 더 많은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기업에게도 또 고객에게도 좋은 일이다.
한때 TV에 개나 소나 벤쳐기업 어쩌고 하던 시절, 동네 꼬맹이들도 뜻도 모르고
'장래의 꿈이 벤쳐 사업가'
라며 떠들었다.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이나 혹은 서비슬르 통해 시장성이 확보되면 자신들만의 힘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본을 모으고 펀딩을 통해 기업을 확장하고 자금의 압박으로 원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그래서 기업의 가치는 제고된다.
이것이 한국의 그놈의 벤쳐사업가들이 꿈을 꾸는 기업 모델의 일반적인 모델이다.

이글루스의 창업자 또한 기업인이고 그들도 자신의 기업이 보다 더 큰 모습으로 성장해 고객에게 여러가지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을 것이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고 또 그것을 비난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그러나 왠지 씁쓸하다. 단지 재벌이라서?
아니, 전에도 얘기한 그놈의 도토리와 1촌 때문이다.
마치 뒷골목의 양아치가 자신의 대단함을 과시하고 싶어 졸개들을 우 몰고 다니듯이 1촌을 억지로 맺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유대감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군중 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하는 그 심리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게 친구란 유대감이 아니라 연대감이다. 그런 내게 1촌은 유대감의 강요로 받아 들여진다.
이글루에서 내가 방문하고 나와 교류하는 사람은 나와 친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나와 같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또 그놈의 도토리를 통해 억지 스럽게 자신의 싸이를 꾸미는 것이 마치 온라인에서 조차도 오프라인스러운 자기과시를 강요하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 마치 한 재벌회장의 아들이 자기 차앞에 싸구려 소형차가 끼어 드는 것이 기분나쁘다며 운전자를 폭행 했듯이 마치 내가 이만큼 너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소유욕을 과시하는 것 같아 별로 달갑지 않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기분 더럽다.

만일 이글루스가 싸이화 된다면 어쩔수 없이 떠나야 한다. 이곳에 단 한푼의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빌려 쓰는 주제에 별수 있다. 집주인이 판자촌 헐고 타워 팰리스 짓는다면 떠나는게 예의일 것이다.

이성은 충분하게 이해한다. 이글루스는 기업이 추구하는 모델을 따르는 것 뿐이고, SK는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은 것이다.
만일 이것이 블로깅 서비스가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경우였다면 한없이 부러운 시선으로 이글루스를 봤을 것이다.
그런데 블로깅서비스에 이런 일이 생기고 보니 그냥 떨떠름하다. 확 얘기 나온김에 개인 도메인을 따고 개인 웹사이트를 만들어 버릴까?
andrew.com을 만들어 봐?

by Andrew | 2006/03/08 15:08 | 그냥 이얘기 저얘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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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너구리 at 2006/03/08 15:20
www.andrew.com 있어요.
Commented by Andrew at 2006/03/08 15:21
그럼 다른 이름으로 도메인 등록하죠 뭐 ㅋㅋㅋㅋ
Commented by kritiker at 2006/03/08 16:42
닷컴이라, 진정한 1인 미디어가 되시는 걸지도'ㅇ'!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3/08 17:01
블로그는 '따로 또 같이'라고 봅니다.
그걸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다그치는 건 반갑지 않군요.
Commented by 총각 at 2006/03/08 21:37
앤디나칼 닷 컴

이거 괜찮을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6/03/08 23:55
"그들이 나와 같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Commented by 쿨짹 at 2006/03/09 02:20
그럼요 싸이화 되면 당연히 떠나야죠. ㅡㅡ;; 그냥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뿐...
Commented by Andrew at 2006/03/09 09:43
nakal이름이 그렇게 긍정적인 이름은 아닙니다. 제 업무용 메일에는 Nakal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게 장난 꾸러기, 말성 꾸러기 이런 뜻이라 이거 업무용으로 쓰면 일에 지장이 많거든요. 좀 경박 스러워 보인다더구요 ^^;
Commented by 네코쨩 at 2006/03/09 13:13
싸이화가 안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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