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만 신나겠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일본계 도시락 프랜차이즈가 하나 있다.
이름은 ‘호까호까 벤또’ 일본인 친구의 말로는 일본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집이라는데 내가 일본에 가 봤어야 알지. -.-;
일본에서 인기가 없는지 있는지는 몰라도 자카르타에서는 아무튼 장사가 무척이나 잘된다. 매장마다 식사시간 만 되면 자리가 없을 지경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 도시락은 배달 서비스가 된다.

이번 주는 이슬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2일부터 라마단이 끝나고 르바란 휴가가 시작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를 ‘이둘 피트리’라 부른다. 법정 공휴일은 7일인가 8일까지 인데 보통은 12일까지 쉬고 14일부터 업무가 시작되며 곳에 따라서는 아예 11월 한 달을 다 노는 곳도 있다.
공무원도 실질적으로는 14일이나 되어야 업무가 개시된다. 관공서에 문을 열어 놓으면 담당공무원이 나와야 일을 하지…
전에 업무 내 팽게치고 두 달간 아르바이트 쫏아 다니는 놈도 봤다. 그래도 안 잘리고 잘 다니더군
여기 공무원들 도대체 하는 일이 뭔지 자신들도 모를 때가 많다.

이둘 피트리는 한국의 설과 비슷한 의미가 있으므로 자카르타의 많은 주민들은 고향의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가 위해 귀향을 한다. 자카르타에서 죽어라 고생을 하는 식모들도 이때만큼은 고향으로 간다. 그리고 짧게는 1주 보통은 2주에서 한 달간의 휴가를 보낸다. 뭐 식모가 고향으로 가는 게 큰 대수랴 싶지만, 인도네시아의 중국계주민들에게 악몽과도 시간이 찾아 온 것이다.

밥 해줄 사람도 빨래를 할 사람도 없으니, 허기지고 더러운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중국계 주민들의 아줌마들 밥을 할 줄 모른다. 요리를 할 줄 모른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는 라면도 끓여 본 적이 없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특히나 젊은 주부들은 왜 자신이 요리를 해야 하냐고 되물을 정도니까 뭐 대충 상상을 하면 된다. 세탁기가 있으면 세탁기를 돌리면 되는데 식모들이 빨래를 하니까 노는 꼴은 죽어도 못 보는 중국계 주민의 특성상 많은 가정들이 세탁기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식모에게 맡기면 되는데 굳이 세탁기를 사는 낭비(?)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맞벌이 부부라 그러냐고 묻는 사람도 있던데 여기 중국계 주민들은 맞벌이에 상관없이 대부분 식모를 둔다.
한 달에 200불이 채 안 되는 급여를 받아도 30불짜리 파출부 쓴다. 얘가 있으면 유모를 또 따로 두고, 그럼 주부들은 뭐 하냐고? 뭐하긴 모여 앉아 동네 친목계 하지. 그래도 남편들, 아내라면 꼼짝도 못하고 말 잘 듣는다. 아마 꼬리가 있으면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면서 재롱 부릴 인간들이다.

밥 해줄 식모는 없고 밥은 먹어야 하고 결국 선택은 자명하다. 전화통만 불 나는 거지
‘거기 호까호까 벤또죠? 여기가…’
이런 인도네시아의 특성 상 피자 뿐 아니라, 맥도날드,KFC들도 다 배달 서비스를 해준다. 그런데 이놈의 인도네시아의 철가방들은 한국에 연수를 보내던지 해야지, 주문하면 언제 올지 기약이 없다는 것, 원래 머리가 나쁜 건지 아니면 주의가 산만한 건지는 몰라도 아파트 호수도 못 찾아서 사방을 돌아다니다 오는 경우가 흔하다.
여기서 겁도 없이 짜장면 시키면 국수가 불다 못해 떡이 져서 수제비 된다.

당분간 자카르타의 식당들은 매상이 확~~ 오를 것이고 쇼핑몰의 푸드 코트마다, 늘 앉은 자리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게 뻔하다.
한국기업은 누가 자카르타에서 도시락 집 차리고 철가방들을 교육시켜서 배달 도시락 서비스 안하나? 가격이 좀 약하긴 해도 매출은 좋을 텐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철가방은 이미 새계적인 수준이 아니던가? 한국 노동력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대라면 철가방이 단연 수위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본계 도시락프랜차이즈가 인도네시아 현지인시장에서도 장사가 되는데 한국계 도시락 집은 안될 턱이 있나?
여기서 호까호까 벤또는 간단한 도시락집이 아니고 패밀리 레스토랑이란 이미지이다. 한국에서 데이트 하러 TGI에 가는 게 한 때 유행이었듯이 여기서는 애인이나 가족끼리 도시락 먹는게 낙이다.
그리고 인니인들은 아직도 햄버거와 같은 것은 끼니가 아니라 간식이나 요기거리란 이미지가 강해서 적은 양이라도 밥을 먹어야 식사를 했다고 여긴다.
그래서 맥도날드나 KFC에서도 밥을 셋트메뉴로 만들어서 판다.그러니 도시락집은 대충 상상이 갈 것이다.

동양최대 규모의 가라오케 미녀 500명 대기, 최고의 서비스 이런 광고 말고 도시락프랜차이즈 광고를 한번 자카르타에서 봤으면 좋겠다.
무슨 술집이 동양 최대인 게 자랑이라고, 그런 것 보면서 흐믓해서야 되겠나?

by Andrew | 2005/10/31 11:30 | 인도네시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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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니케 at 2005/10/31 13:12
한솥이 진출해야겠네요 ^ㅅ^;
Commented by liberty9 at 2005/10/31 15:43
저도 순간 한솥도시락을 생각했습니다.^^ [도련님세트]가 학교마다 배달 러쉬를 이룰것 같은데요? ^^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5/11/02 06:22
그 주부들은 현대의 귀족이군요. ^^;
Commented at 2005/11/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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