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의 싱가포르에서의 사형

나에게 싱가포르는 편하기는 하지만, 정이 가는 도시는 아니다.

그들의 법의 그 경직성, 껌을 씹는 것 마저도 금지하는 국가, 항문성교나 구강성교가 처벌의 대상이 될 정도로 싱가포르의 법은 참으로 자상(?)하다.
그러나 그것은 싱가포르인의 선택이다. 내가 싱가포르인으로 귀화 하지 않는 한 그것을 마음에 안들어 할 수 는 있을 지언정 싱가포르 정부를 향해 왈가왈부 할 사항이 아니다.
그나라이 변화의 책임은 결국 싱가포르인에게 있고, 그것은 그들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호주인이 비행기 안에서 내게 농담으로 싱가포르를 이렇게 평가 했다.
'Everything Fine'
*여기서 Fine은 '좋다','훌룽하다'가 아니라 '벌금'을 말한다.
그에게 싱가포르란 참 답답하게 삭막한 나라였던 모양이다.

전임 호주총리 중 한명이 자국 마약사범의 싱가포르 내에서의 사형에 대해 싱가포르는 중국인 깡패 도시 라고 말하며 비난했다고 한겨레신문이 연합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솔직히 이번의 사형집행에 대해서는 나도 상당히 반감이 든다.
그는 체포 후 경찰에 협조적이었고 쌍동이 동생의 빚을 갚기 위해 마약밀수를 도운 것인데 그에게 예외없이 사형이 선고 된 점에 대해 싱가포르 사법부의 판단이 좀 몰인정하다는 감이 짙다.

그렇지만 한 국가의 수반이었던 사람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남의 국가의 사법제도를 비난하고 그 국가를 모욕하는 것은 더 나쁘다.
그것은 그 기저에 인종적 차별주의
'너희가 아무리 백인처럼 행동해도 결코 백인 아닌 미개한 황인종'
이란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를 중국인 깡패 항구도시로 비유해, 비난을 했다면 너희는 뭔데? 사형을 겨우 면한 범죄자들의 유배지에서 시작한 호주는 그럼 뭐라 불러야 하는데?
가끔 호주의 백인들을 보면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사람들 같다.
백인이긴 한데 백인사회에서 격리되어 외딴 태평양(이들은 죽어도 아시아에 있다는 소리 안한다)에 쳐박혀 있다는 고립감. 정작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이웃들인 아시아의국가에게서 어떻게 든 떨어져 나가고 싶은 욕망과 그럴수 없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안은채 살아야 하는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사람.
그러고 보니 피부가 하얗지못해 콤플렉스를 가진 일본도 또 다른 하나의 호주로군.

베트남계 호주인의 사형. 그가 마약사범이라해도 사형은 반대한다. 그러나 그 제도를 갖고 남의 나라를 인종적으로 비난한다면 그 또한 경직 된 사법제도를 고수하는 그 답답한 나라와 다를 바 하나 없다.

싱가포르가 과연 사행집행을 연기할까? 싱가포르 정부는 단 한번도 법에 따라 내린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은 예가 없다.

by Andrew | 2005/11/25 12:10 | 시시콜콜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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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주니 at 2005/11/25 12:23
확실히 살기엔 편한데, 그들의 삶에 있어서도 융통성이 좀 부족해 보여 답답할 때가 많더군요.
Commented by lugano8386 at 2005/11/25 18:07
싱가포르에 입국시 서류 작성할때 서류의 한편에 크게 적혀 있지요. 마약은 사형이다. 라고 말입니다. 해서 법대로 사형한 것인 모양이네요. 누가 말씀 하신 것 처럼 어느 나라는 9년형 선고 받음 에누리없이 9년 감옥 사는데, 어느 나라은 10면 선고 받아도 몇달 살다 나오는 사람이 많다. 법의 형평성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법의 저울은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이게 절대 명제겠지요. 그때 그때 달라요. 이럼 누가 그 법을 믿겠어요.
Commented by lugano8386 at 2005/11/25 18:09
싱가포르에서 껌을 씹은 일이 있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택시 타고 입냄새 날듯하여서리요. 싱가포르에 사는 분이 엄청 놀라 더군요. 싱가폴에서 껌 씹은 아니 된다고. 모르니 용감하게(?) 껌을 씹은 것이지요. 한국에서 가져간 껌. 싱가폴은 껌의 수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허긴 지하철 탈때 음식물 들고 타도 벌금. 에어콘 돌아가는 건물에서 흡연하면 벌금.. 여기 저기 벌금 딱지 많이 붙어 있더군요. 헌데, 그 벌금 내용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습니다.
Commented by Andrew at 2005/11/25 18:26
청풍명월님// 선생님의 말씀처럼, 법은 엄격한 것 보다 공정한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잡히면 10년형이다.라는 전제보다 단 6개월을 살지만, 예외는 없다. 이럼 사람들은 더 법을 잘 지킨다고 하더군요. 10년 형이지만 10일만에 나오는데 누가 겁을 내겠습니까?
Commented by 소용돌이 at 2005/11/26 07:24
허걱. 침실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찌 벌금을 매기지요? (쓸떼없는 것에 관심이..이런 걸 두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 만 보는 셈인것이지요?^^:)
Commented by Andrew at 2005/11/26 10:06
소용돌이님// 빅부라더가 있는지 몰라도, 미성년자와의 성행위,동성애와 함께 앞서 예시한 행위는 싱가포르에서 불법입니다. 그러나 매춘은 정부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영업하는 것은 합법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동네 양아치가 안오고 경찰이 온다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5/11/26 17:09
그 사람 참 안 됐긴 하더군요. 그래도 또 그 나라에선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할테니...
Commented by 로미오 at 2009/09/01 01:42
호주총리의 말이 옳습니다. 싱가포르는 분명히 인권의 국제적 표준에 한잠 미달되는 야만스런 비인권국가입니다. 인종차별로 보시는 것은 괜한 자격지심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사형당한 호주인은 백인이 아니라 구엔투옹반이라는 호주국적의 동남아계 아시아인이었습니다. 백인이었어도 같은 결과였을지 조금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어쩜 싱가포르야 말로 진짜 인종차별 국가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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